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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호빙하

papapopo 2024. 3. 22. 11:00

사나울 포, 범 호, 탈 빙, 물 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무모한 행동, 용기

공자의 300여 제자 중 가장 아끼던 제자인 안회는 덕행이 높고 학재까 뛰어났습니다.  어느날 공자가 안회에게 말했습니다."왕후에게 등용되고 포부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이를 마음깊이 간직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이는 너와 나 두 사람 정도일 것이다." 이를 들은 자로가 공자에게 물었습니다.

"스승님, 만약 대군을 이끌고 전쟁에 나가신다면 누구와 함께 가시겠습니까?"

자로는 '물론 너지'라는 말을 기대했으나 공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맨손으로 범에게 덤비거나 황하를 걸어서 건너는 것과 같은 헛된 죽음을 후회하지 않는 자와는 같이 하지 않을 것이다."

 

풍성학려(바람 풍, 소리 성, 학 학, 학울 려)

겁을 먹은 사람이 작은 일이나 소리에도 몹시 놀람

동진의 9대 효무제 때의 일입니다. 오호십육국 중 전진의 3대 임금인 부견이 100만 대군을 이끌고 공격하자, 효무제는 정토대도독 사석과 전봉도독 사현에게 군사 8만을 주고 싸우게 했습니다. 동진은 5000의 군사로 전진의 선봉을 격파하여 . 이 때 중군을 이끌고 비수강변에 진을 치고 있던 부견은 제장들에게 명했습니다.

"전군을 후퇴시켰다가 적이 강 한복판에 이르렀을 때 반격하라" 하지만 이는 부견의 오산이었습니다. 후퇴길에 오른 전진군은 멈춰 설 수도 없었습니다. 강을 건넌 동진군은 전진군을 공격했습니다. 혼란에 빠진 전진군의 서로 밟고 밟혀 죽는 군사의 수가 들을 덮고 강을 메웠습니다. 겨우 도망간 전전의 군사들은 '바람 소리와 학 울음 소리'에도 동진군의 추격인 줄 알고 도망가기 바빴다고 합니다.

  

학철부어(마를 학, 수레바귀 자국 철, 붕어 부, 고기 어)

매우 위급한 상황에 처했거나 고단하여 옹색함

무위자연을 주장했던 장자의 이야기입니다. 장자는 누구에게도 구속되지 않는 자유로운 생활을 즐기다 보니 끼니를 잇지 못하는 날이 많았습니다. 어느 날 장자는 벗인 김하후를 찾아가 식대를 꾸어달라고 했습니다. 친구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는 김하후는 핑계를 댔습니다. "2~3일 후에 세금일 올라오는 대 그때 삼백 금을 융통해 주겠네." 

그 말에 장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고맙지만 그땐 소용이 없네. 내가 여기에 오는 도중 누가 나를 부르지 않겠나. 주위를 둘러보니 '수레바퀴 자국에 괸 물에 붕어 한 마리'가 있더군.  왜 불렀는지 묻자 붕어가 '말라 죽을 지경이니 물 몇 잔만 떠다 달라'는 것이야. 귀찮은 나는 이렇게 말했지. '2~3일 안에 오나라와 월나라로 유세를 가는 데 그때 서강의 맑은 물을 길어다 줄테니 잠시 기다리거라'. 그랬더니 붕어가 화를 내며 ' 물 몇 잔만 있으면 살 수 있는데 기다리라 하니 틀렸소. 나주엥 건어물전으로 내 시체나 찾으로 오시오'라고 하더니 눈을 감고 말더군."

 

한단지몽(당 이름 한, 땅 이름 단, 갈 지, 꿈 몽)

인생의 덧없음

당나라 현종때의 이야기입니다. 여옹이 주막에서 쉬고 있을 때 행색이 남루한 젊은이가 앉더니 신세 한단을 하고는 잠에 들었습니다. 여옹이 양쪽에 구멍이 뚫린 도자기 베개를 주자 노생은 그것을 베고 잠에 들었습니다.  노생이 꿈속에서 베개의 구멍으로 들어가 보니 큰 기와집이 있었습니다.

노생은 그 집 딸과 결혼하고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길에도 나가 순조롭게 삶을 살았습니다. 이부시랑까지 올랐으나 재상이 투기하여 단주자사로 좌천되었고 3년 후 호부상서로 복귀한 뒤 마침내 재상이 되었습니다. 10년간 황제를 보필하여 명재상으로 이름을 높였으나 갑자기 변방의 장군과 모반을 했다하여 역적으로 몰렸습니다. " 내 고향에서 촌부로 살았다면 이런 누명을 쓰지 않았을 텐데. 누더기를 걸치고 한단의 거리를 걷던 때가 그립구나. " 노생은 변방으로 유배되었고 수년 후 누명임이 밝혀져 황제는 노생을 연국공에 책봉하고 은총을 내렸습니다. 그후 노생은 권문세가와 혼인하고 행복한 말년을 보내다 80년의 생을 마쳤습니다.

잠에서 깬 노생 옆에는 여옹이 앉아 있었습니다. 여옹은 웃으며 "인생이란 다 그런 것이라네."라고 말하며 웃었습니다. 노생은 여옹에 작별 인사를하고 한단을 떠났습니다.